헤어질 결심 후기 – 사랑과 죄의 경계에서, 박찬욱이 건네는 가장 조용한 고백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감독의 미장센과 서사가 정점에 이른 작품으로, 사랑과 의무, 죄와 욕망 사이에서 흔들리는 두 인물의 감정선을 치밀하게 포착한 멜로 스릴러입니다. 정서와 이미지, 대사의 함축이 결합된 이 작품은 단순한 추리극을 넘어서 심리적 고백의 결정체로 평가됩니다. 본 글에서는 연출, 감정선, 상징을 중심으로 분석합니다. 사랑은 죄일까, 아니면 죄처럼 시작된 사랑일까『헤어질 결심』은 사랑이라는 말보다 훨씬 더 복잡한 감정에 대한 이야기다. 형사는 용의자에게 끌리고, 용의자는 형사에게 진심을 감춘다. 그러나 그들의 말과 행동, 그 사이에 놓인 ‘침묵과 눈빛’은 모든 것을 말하고 있다. 박찬욱 감독은 폭력 대신 절제된 대화, 격정 대신 눈물 없는 고백으로 정서적 스릴러라는 새로운 장르를 완성한다..
2025. 6. 4.
기생충 후기 – 계급의 경계에서 자란 비극, 봉준호가 그린 한국 자본주의의 민낯
‘기생충’은 빈부 격차와 계급 갈등을 유쾌하면서도 냉철하게 그려낸 봉준호 감독의 대표작으로, 오스카 4관왕에 빛나는 세계적 작품입니다.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출과 상징적 공간 설계, 그리고 촘촘한 캐릭터 서사가 더해져 단순한 블랙코미디를 넘어선 계급 심리극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연출 구조, 주요 상징, 캐릭터 심리 중심으로 후기를 정리합니다. ‘같은 공간, 다른 세계’ – 기생은 누구인가, 숙주는 누구인가『기생충』은 단순한 가족 드라마도 아니고, 코미디도 아니며, 스릴러나 반전 영화로 정의되기도 어렵다. 봉준호 감독은 이 작품을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로 가장 세계적인 공감”을 이끌어낸 계급의 풍경화라 표현한다. 반지하와 언덕 위 저택, 비와 냄새, 냉소와 폭발, 이 모든 요소는 단순한 설..
2025. 6.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