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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퀘어 왓차 후기 – 현대 예술과 도덕의 실험실, 우리는 누구를 위해 도덕적인가

by dongsgram 2025. 6. 8.

‘더 스퀘어(The Square)’는 루벤 외슬룬드 감독이 연출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스웨덴 현대미술관의 큐레이터를 중심으로 예술과 도덕, 책임, 위선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를 담은 작품입니다.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무시되는 경계와 개인 윤리의 실패를 통해, 이 영화는 현대 사회가 도덕성과 공공성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되묻습니다. 이 후기는 작품의 메시지와 연출 기법을 중심으로 심도 있게 풀어냅니다.

우리는 도덕적 존재일까 – 현대 예술이 만들어낸 거울 속의 나

『더 스퀘어』는 단순히 현대 미술계를 풍자하는 영화가 아니다. 그보다 더 깊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 도덕적인가?”

영화의 주인공 크리스티안은 스웨덴의 현대미술관 수석 큐레이터다. 그는 세련되고, 진보적이며, 도덕적 가치와 공공 윤리에 민감한 사람처럼 보인다. 그러나 영화는 그가 겪게 되는 일련의 사건을 통해

그의 말과 행동 사이의 간극

을 하나씩 파헤친다. 지갑과 휴대폰을 소매치기당한 이후, 그는 실수와 분노, 죄책감 속에서 점점 더 도덕적 정체성을 잃어간다. 여기서 영화는 묻는다. “당신은 예술을 통해 도덕을 논할 자격이 있는가?” “타인을 비판하기 전, 자신은 정말 윤리적인가?” 『더 스퀘어』는 이 불편한 질문들을 예술, 미디어, 마케팅, 소셜 행동 등을 통해

현대사회의 집단적 위선을 비추는 렌즈

로 확장해간다. 이제 본문에서는 캐릭터의 몰락 과정, 작품 안팎의 시각적 장치, 그리고 영화가 담고 있는 불편한 진실들을 분석한다.

“더 스퀘어”라는 공간 – 공공성과 윤리의 실험실

영화 속 핵심 작품은 미술관 앞 광장에 설치된 정사각형 구역 "The Square"다. 이 작품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붙는다. “더 스퀘어는 신뢰와 배려의 성역이다. 그 안에서는 우리 모두가 평등한 권리를 가진다.” 표면적으로 이 문구는

공공 윤리와 평등, 존중

을 상징한다. 하지만 영화는 이 개념이 현실에서 어떻게 왜곡되고 이용되는지를 보여준다. 정사각형 안에만 도덕적 윤리가 존재할 수 있을까? 우리는 특정 공간에서만 도덕적일 수 있는 존재인가? 이 질문은 예술과 삶 사이의 간극을 극적으로 드러낸다. 예술 작품은 거창한 윤리를 말하지만, 그 작품을 만든 사람은 도덕적 기준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다. 크리스티안은 “도덕성”을 주제로 한 예술을 기획하면서도 자신의 아이를 두 번이나 무시하고, 노숙인을 방치하며, 실수에 대한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한다. ‘더 스퀘어’는

사회적 위선의 극단적 상징물

로 기능한다. 그곳은 이상적인 도덕 공간이 아니라 현실과 괴리된 예술적 환상이자, 관객의 양심을 시험하는 실험실이 된다.

모순된 인간, 모순된 사회 – 크리스티안이라는 캐릭터의 해체

크리스티안은 지적인 예술인이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그의 도덕성은 점점 해체

된다. 그는 도둑에게 복수하려다 엉뚱한 사람들에게 협박 편지를 보내고, 그 실수를 덮기 위해 거짓말과 변명을 반복한다. 아이를 둔 여성과의 하룻밤 관계에서도

책임 있는 태도보다 감정적 거리 두기

로 일관한다. 그의 삶은 세련되고 진보적이지만, 정작 위기 상황에서는 이기적이고 비겁한 선택을 반복한다. 이러한 크리스티안의 모습은 현대사회의 많은 사람들을 대변한다. SNS에서는 정의로운 발언을 하고, 예술을 통해 윤리를 설파하지만

일상의 작은 선택에서는 자기중심적인 모습

을 감추지 못하는 인간상. 감독 루벤 외슬룬드는 이 캐릭터를 통해 관객에게 매우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그보다 나은가?” “당신은 정말 윤리적인가, 혹은 윤리적인 척하고 있는가?” 이런 접근은 『더 스퀘어』를 단순한 풍자극이 아닌

자기반성과 도덕적 성찰의 계기

로 만든다.

불편한 연출, 잊히지 않는 장면들 – 예술과 현실의 충돌

이 영화에는 관객이 잊지 못할 장면들이 여럿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만찬장에서 인간 동물 퍼포먼스를 하는 장면이다. 퍼포머는 원숭이처럼 행동하며 고급 미술관 파티에 등장한 사람들을

위협하고 교란

한다. 처음엔 모두 웃고 즐기지만, 행위가 거칠어지고 여성을 향해 폭력을 행사하려 하자 그 누구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이 장면은 예술이라는 이름 아래 무슨 일이든 허용될 수 있는가? 혹은

집단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무기력하고 방관적인가

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또한 지하 계단에서 노숙자와 크리스티안이 마주하는 장면, 아이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려다 말문이 막히는 장면 등 작은 갈등 속에서도 인간성의 민낯이 드러난다. 이러한 연출은 관객이 편안하게 감상하는 것을 거부한다. 오히려

스스로를 돌아보도록 유도하는 장치

로 기능한다. 『더 스퀘어』는 감상 후 며칠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영화다. 그 감정은 불쾌함이기도 하고, 어쩌면 죄책감과 공감 사이의 복합적 상태다.

더 스퀘어 – 당신은 정사각형 안에 설 자격이 있는가

『더 스퀘어』는 예술을 통해 도덕을 말하면서도

그 도덕을 실천하는 개인의 허상을 철저히 해부

한다. 우리는 “윤리적이다”라고 말할 수 있지만, 정말 그렇게 행동하고 있는가? 영화는 그 질문을 끈질기게 던지고,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 크리스티안은 결국 자신의 실수를 마주하고 아이에게 사과하려 한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반성인가, 혹은 또 다른 자기 위안인가

는 관객 각자의 판단에 맡긴다. 『더 스퀘어』는 윤리의식이 무너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예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가장 날카로운 방식으로 질문하는 영화다. 이 영화는 당신에게 묻는다. “당신은 도덕적입니까, 아니면 도덕적으로 보이려고 합니까?” 그 질문 하나만으로도 『더 스퀘어』는 깊은 인상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