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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후기 – 미야자키 하야오의 마지막 환상과 현실 사이

by dongsgram 2025. 5. 31.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자전적 메시지가 담긴 마지막 작품으로,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넘나들며 삶의 의미를 묻는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상실, 성장, 용서, 책임이라는 주제를 환상적 세계 속에 풀어낸 이 작품은 어린이를 위한 동화를 넘어 어른들을 위한 철학적 질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연출, 캐릭터, 메시지를 중심으로 후기 형식으로 풀어봅니다.
 
 

작별이 아닌 질문 – 미야자키가 남긴 마지막 환상과 진심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단순한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그것은

거장의 마지막 화두

이며, 지브리의 세계관이 도달한 철학적 정점이다. 이 작품은 **실제 미야자키 하야오의 어린 시절과 감정, 전쟁을 경험한 시대적 배경**, 그리고 오랜 창작자로서의 고민이 모두 얽혀 있다. 영화는 평범한 소년 ‘마히토’가 어머니의 죽음을 겪고 신비로운 탑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판타지 세계를 탐험하며 ‘삶의 의미’와 ‘선택’에 대한 질문을 마주하는 구조다. 화려한 액션도, 귀여운 캐릭터 중심도 아니다. 그 대신

죽음, 상실, 창조, 책임, 사랑

같은 무겁고 진중한 주제를 지브리 특유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이후 본문에서는 이 영화가 왜 미야자키 감독의 유작이라 불릴 만큼 상징적인지, 그리고 그가 남긴 메시지를 후기 형식으로 해석해본다.
 
 

환상은 도피가 아니라 성찰의 도구 – 진짜 어른이 되는 이야기

1. 줄거리 – 상실에서 시작된 모험
2차 세계대전 중, 소년 ‘마히토’는 화재로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의 재혼으로 시골 저택으로 이주한다. 그곳엔 알 수 없는 **탑과 말하는 왜가리**, 그리고 차원이 다른 세계로 향하는 통로가 있다. 마히토는 어머니를 다시 만나기 위해 탑 속 세계로 들어가고, 그곳에서 전쟁, 죽음, 권력, 창조와 파괴라는 심오한 주제를 상징하는 존재들과 마주한다.
 
2. 연출 – 아름다움과 불편함을 동시에 그려낸 세계
이번 영화는 **기존 지브리보다 더 어둡고 복잡하다.** 캐릭터는 생략된 설명 속에 놓여 있고, 상징과 은유로 가득 찬 세계는 한 번만으로는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 불친절함 속에는

“이해되지 않아도 곁에 머무는 이야기”

라는 지브리의 미덕이 살아 있다. 배경 미술, 색감, 캐릭터 디자인은 역대급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섬세하며, 아름다움과 불안함이 공존하는 상상의 밀도를 보여준다.
 
3. 캐릭터 – 마히토의 고독과 성장
마히토는 평범한 소년이 아니다. 그는 이미 전쟁과 죽음으로

현실의 고통을 알고 있는 존재

다. 탑 속 세계에서도 그는 ‘선택받은 영웅’이 아니라,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인간으로 그려진다. 왜가리는 안내자이자 시험자이며, 탑의 마스터는 미야자키 자신을 투영한 존재처럼 보인다. 결국 마히토는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없음에도 현실로 돌아가기로 결정한다. 그 순간이 진정한 성장이다.
 
4. 메시지 –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제목이자 화두. 이 질문은 단지 주인공에게가 아니라, 관객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상실을 겪은 후에도 어떻게 삶을 지속할 수 있는가?” “무의미한 현실 속에서도 무엇을 지키며 살아야 하는가?” 이 영화는 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자신만의 답을 찾는 여정’

을 보여줄 뿐이다. 미야자키는 말한다. “당신은 어떻게 살고 싶은가?” 그리고 그 질문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계속 남는다.
 
 

마지막 질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하여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전쟁의 시대를 살아낸 창작자의

가장 조용하면서 가장 울림 큰 유작

이다. 단순한 판타지도, 감성팔이 드라마도 아니다. 이 영화는 삶의 비극과 아름다움을 모두 경험한 사람이 어떻게 다음 세대에 말을 걸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가장 개인적인 방식으로 가장 보편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여전히 삶이라는 영화를 찍고 있다.